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OTT 전과 후, 백상예술대상 수상자는 이렇게 달라졌다

by dimecomm 2025. 4. 9.

백상예술대상은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종합 예술 시상식 중 하나로,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수상합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OTT(Over The Top)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수상작과 수상자의 경향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OTT 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전과 후를 기준으로 백상예술대상의 수상자 특징, 작품 성향, 심사 방향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2024 백상예술대상 수상자
2024 백상예술대상 60회 수상자

OTT 등장 전 수상자들의 공통점

OTT가 본격적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기 이전, 즉 2018년 이전까지 백상예술대상의 수상작은 대체로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CJ계열 채널(tvN, OCN 등)의 드라마와 영화가 중심이었습니다. 당시 심사 기준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함께 고려했으며,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방식과 감성 중심의 연출이 우세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5~2018년 드라마 부문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비밀의 숲’, ‘미생’, ‘시그널’ 등 케이블 드라마가 강세였지만, 여전히 공중파의 영향력도 컸습니다. 영화 부문 역시 ‘곡성’, ‘암살’, ‘택시운전사’ 등 극장 개봉 중심의 작품들이 수상했으며, 대체로 한국적 정서와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배우 부문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비교적 활동 경력이 긴 중견 배우들이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당시 시청률 중심의 산업 구조와, ‘전통적 연기력’이라는 심사 기준이 주효했기 때문입니다. 수상자 인터뷰에서도 “시청자와 오래 호흡한 점을 인정받아 기쁘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OTT 전 백상예술대상은 산업 내 기존 질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수상자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OTT 대중화 이후 수상 트렌드의 변화

OTT 플랫폼이 급부상한 2019년 이후,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백상예술대상 수상 경향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2020년 드라마 부문 대상을 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2’입니다. 이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로는 처음으로 주요 부문에서 수상한 사례로, 이후 ‘D.P.’, ‘마이네임’, ‘더 글로리’, ‘소년심판’ 등이 수상 후보 또는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OTT 콘텐츠의 위상이 확고해졌습니다.

OTT 기반 작품들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공중파 중심에서 벗어난 다양한 장르와 실험적 서사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사회문제, 젠더 이슈, 정신건강 등 과거에는 다루기 어려웠던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연출력이나 기술적인 완성도는 물론, ‘이야기를 얼마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가’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배우 부문에서도 신예 배우들의 수상이 늘어났습니다. OTT 특성상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연기의 폭과 깊이를 보여준 신인 배우들이 주목받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더 글로리’의 임지연, ‘D.P.’의 구교환 등이 단기간 내 높은 연기력을 인정받아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OTT 플랫폼이 기존 방송 생태계보다 더 다양한 연기자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심사 기준과 작품 해석 방식의 변화

OTT 중심 수상 경향은 단지 플랫폼의 변화뿐 아니라 심사 기준 자체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백상예술대상 운영위원회는 최근 “새로운 플랫폼이 대중의 콘텐츠 소비방식과 미학을 바꾸고 있어, 심사 기준 역시 유연해져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수상작 선정 시 ‘시청률’이나 ‘흥행’보다도 ‘문화적 파급력’이나 ‘서사적 실험성’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존에는 하나의 메시지를 정면으로 전달하는 작품이 수상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다층적인 서사와 해석 가능한 여지를 지닌 작품이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예컨대 넷플릭스 ‘소년심판’은 사법제도의 문제를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내면서도, 단순한 비판이 아닌 다양한 관점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백상예술대상은 최근부터 OTT 콘텐츠의 글로벌 반응도 간접적으로 고려하는 추세입니다.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콘텐츠는 한국적 이야기를 글로벌 감성으로 풀어낼 수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백상 수상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백상이 점차 국내 시상식의 위상을 넘어서, 한류 콘텐츠의 평가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백상예술대상의 방향성과 콘텐츠 제작자에게 주는 시사점

OTT 시대 이후 백상예술대상은 더 이상 전통적 틀 안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 형식과 메시지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플랫폼의 변화가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의 창의성, 다양성, 문제의식에 대한 새로운 평가 기준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드라마나 영화 제작자, 배우, 작가 등 창작자 입장에서는 이제 백상 수상을 목표로 할 때 OTT 특유의 독창성과 글로벌 확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2025년 백상예술대상 역시 이 같은 경향 속에서 더욱 다양한 시도와 수상자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