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 수의대·VCA·AAHA 가이드라인 기반
"병원에서 '처방식으로 바꾸세요'라는데, 정말 꼭 필요한 건가요?"
강아지가 설사나 구토를 할 때, 보호자님들은 "무엇을 먹여야 할지" 가장 고민하게 됩니다. 코넬 수의과대학은 급성 설사의 많은 경우에서 소화가 쉬운 담백한 식이(bland, digestible diet)가 회복을 돕는다고 설명합니다.
본 글은 처방을 대신하지 않으며, 평소 사료를 유지할지, 처방식(GI 사료)을 고려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선택 분기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목차

1. 먼저, 식이보다 진료가 우선인 신호
사료를 바꿀지 고민하기 전에,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응급 상황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코넬 수의대는 아래 상황에서는 "식이 조절로 버티지 말고" 수의사 진료를 받으라고 권고합니다.
- 밥을 아예 먹지 않거나(식욕 절폐), 움직이지 않고 무기력할 때
- 검은색 타르 같은 변(멜레나) 또는 선홍색 혈변을 볼 때
- 설사와 함께 구토가 동반될 때
- 48~72시간 내에 호전이 없을 때
2. 일반 사료로 버티면 안 되는 2가지 상황
(1) 급성 설사/구토가 시작됐는데도 평소처럼 먹인다
강아지가 토하고 설사하는데 평소 먹던 사료를 정량 그대로 주시나요? VCA는 초기 단계에서 위장관에 휴식을 주기 위해 급여를 조절하고, 회복기에는 고소화·저지방 식이를 소량씩 급여하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아픈 위장에 일반 사료가 그대로 들어가면 부담이 되어 회복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2) 간식/토핑/기름진 음식이 계속 들어간다
"사료는 바꿨는데, 안쓰러워서 고구마랑 간식은 좀 줬어요."
이것이 재발 관리의 가장 흔한 실패 원인입니다. 간식이나 기름진 음식이 계속 들어가면 원인을 추적할 수 없습니다. 특히 삼겹살, 우유 등은 설사를 악화시키는 주범입니다.

3. 처방식을 고려하는 3가지 대표 분기점
언제 일반 사료 대신 처방식(Therapeutic GI Diet)을 선택해야 할까요? 증상의 양상에 따라 식이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A. 급성이지만 회복이 더디거나 재발이 잦다
닭고기 죽 같은 담백식을 먹이면 좋아졌다가, 평소 사료로 돌아가면 다시 설사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소화 흡수율이 극대화된 소화기 처방식(GI 사료)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수의사의 진단 후 특수 설계된 사료로 장을 안정시키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B. 대장성(대장염/콜리티스) 양상이 뚜렷하다
변에 점액(콧물 같은 것)이 섞여 있고, 빨간 피가 묻어나며, 변을 본 뒤에도 계속 힘을 주는(잔변감) 증상이 있다면 '대장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경우 일반적인 소화기 사료보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처방식(Fiber Response 등)이 치료의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C. 만성/재발성 설사 또는 음식 알레르기 의심
단순히 "좋아 보이는 사료"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계획된 식이 시험(Diet Trial)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가수분해 사료나 제한된 단백질 사료를 8~12주간 급여하며 반응을 관찰해야 합니다.
| 구분 | 급성 경증 | 대장성 설사 | 만성/재발 |
|---|---|---|---|
| 주요 증상 | 물설사, 구토 | 점액·혈변·힘주기 | 반복되는 설사 |
| 식이 전략 | 고소화·저지방 | 섬유질 전략 | 식이 시험 |
| 권장 기간 | 3~7일 | 2~4주 이상 | 8~12주 |
| 예시 | 담백식, i/d Low Fat | GI Fiber Response | 가수분해식(Hypo) |
4. 실무적으로 안전한 식이 운영 원칙 3가지
① 급성 경증 → 고소화·저지방 식이를 "소량씩"
활동성이 좋고 응급 신호가 없다면, 하루 급여량을 4~6회로 나누어 소량씩 자주 급여하세요.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줍니다.
② '평소 사료 복귀'는 점진적으로
설사가 멈췄다고 바로 원래 사료를 정량 급여하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복귀 과정도 하나의 '사료 전환'으로 보고, 7~10일에 걸쳐 천천히 섞어주며 돌아가야 합니다.
③ 수분/탈수는 별도 축으로 관리
아무리 좋은 사료를 먹여도 탈수가 심하면 소용없습니다. 물을 잘 마시지 않거나 구토가 심하다면 식이 조절보다 수액 처치가 우선입니다.

5. 수분·탈수는 별도 축 (AAHA 2024 가이드)
AAHA(미국동물병원협회) 2024 가이드라인은 체액 손실을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 저혈량(Hypovolemia): 혈액 순환이 안 되는 위급 상황으로, 즉시 정맥(IV) 수액이 필요합니다.
- 탈수(Dehydration): 수분이 부족한 상태로, 결손량을 계산해 12~24시간에 걸쳐 교정해야 합니다.
즉, 설사가 심해 잇몸이 마르거나 피부 탄력이 떨어졌다면 "어떤 사료를 먹일까"보다 "병원 가서 수액을 맞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처방식은 평생 먹여야 하나요?
아닙니다. 급성 장염이나 단순 소화불량이라면 증상이 안정된 후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점진적으로 일반식 복귀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단, 만성 질환은 장기 급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2. 처방식이 일반 사료보다 무조건 좋은 건가요?
아닙니다. 특정 질환 관리를 위해 영양소가 조절된(예: 지방 제한, 섬유질 증량) '특수 목적' 사료입니다. 건강한 강아지에게는 영양 균형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Q3. 처방식 대신 집에서 닭고기+쌀 주면 안 되나요?
단기간(3~5일)은 괜찮지만, 장기간 급여 시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 불균형이 올 수 있습니다. 장기 관리가 필요하다면 영양 밸런스가 맞춰진 처방식을 권장합니다.
Q4. 여러 처방식 브랜드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요?
로얄캐닌, 힐스, 퓨리나 등 브랜드마다 성분 구성이 조금씩 다릅니다. 아이의 기저 질환(췌장염 여부, 알레르기 등)에 따라 적합한 제품이 다르므로 수의사가 추천하는 제품을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요약 및 결론
식이 관리는 치료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 응급 신호(식욕절폐, 혈변, 무기력)가 있으면 진료부터 받으세요.
- 급성 설사엔 '고소화 식이', 대장염엔 '섬유질 식이'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증상 패턴을 기록(Log)해두면 수의사가 최적의 사료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수의사의 진단과 지침이 선택의 출발점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