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그동안 수많은 히어로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흥행 신화를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2025)’는 기존의 연출 기법이나 서사 구조, 심지어 시각적 연출에 이르기까지 이전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초기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와 신작 ‘브레이브 뉴 월드’를 중심으로, 마블이 선택한 제작 기법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전략적 전환을 분석합니다.
세계관 중심에서 캐릭터 중심으로의 전환
초기 마블 영화, 특히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2011)는 히어로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관에 맞춰 배치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당시 마블은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영웅들을 하나의 거대한 서사에 조화롭게 묶는 데 집중했죠. 이로 인해 개별 영화들은 세계관을 구축하는 퍼즐 조각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025년에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세계관보다는 개별 캐릭터의 내면 변화와 정체성 갈등을 부각시키는 연출을 택합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영화 제작 방식에서도 뚜렷이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전작에서는 역사적 배경(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대규모 전투 장면과 대사 중심의 설명적 전개가 많았다면, 이번 작품은 정적인 클로즈업 촬영과 인물 내면을 조명하는 대사 없이 전달되는 심리 표현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새 캡틴 아메리카로 등장하는 ‘샘 윌슨’은 단순한 대체가 아닌, '흑인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이라는 복합적인 주제를 내포합니다. 마블은 이 주제를 기존의 액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드라마적 템포와 대화 중심의 구성으로 풀어내며 캐릭터 중심 영화로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촬영 및 시각적 연출의 전략적 변화
마블 영화는 일반적으로 고광도, 포화도 높은 색감을 유지하면서도 CGI(컴퓨터 그래픽스)에 강하게 의존하는 스타일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브레이브 뉴 월드’에서는 색감 톤 자체가 크게 변화했습니다. 암청색과 그레이 톤의 낮은 채도가 주를 이루며, 화면 전체가 차분하고 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작들이 다소 만화적인 느낌을 주던 것과는 대비되며, 관객이 현실과의 연결성을 더욱 강하게 느끼도록 유도합니다. 촬영 방식 또한 전환되었습니다. 이전 작품에서는 크레인 샷과 드론 샷을 활용한 다이나믹한 화면 구성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고정 앵글, 롱테이크,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 등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을 강조합니다. 특히 액션 씬에서 과장된 카메라 이동 대신, 카메라가 인물과 함께 호흡하며 ‘현장에 있는 느낌’을 살리는 방식이 돋보입니다. CGI 활용도 축소되었습니다. 마블의 전통적 전략이었던 “비주얼 스펙터클 중심의 몰입”에서 벗어나, 실제 로케이션 촬영 비율을 높이고, 촬영 현장의 질감을 고스란히 담아내려는 시도가 눈에 띕니다. 이는 최근 관객들이 ‘과도한 CG’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시장 반응을 의식한 전략 변화라 볼 수 있습니다.
서사 구조와 이야기 전달 방식의 진화
‘브레이브 뉴 월드’는 기존의 3막 구조를 따르지 않습니다. 고전적인 영웅서사 구조, 즉 ‘고난 → 각성 → 승리’라는 단선적 구도를 탈피하고, 복합적 서사와 복수의 관점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전환하였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주인공의 시점 외에도 주변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심리 드라마와 같은 깊이를 제공합니다. 마블은 전통적으로 플래시백이나 미래 예고 장면을 통해 서사를 앞당기거나 뒤로 미는 구조를 자주 사용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시간의 선형적 흐름에 집중합니다. 각 장면은 마치 실제 시간처럼 흘러가며, 인물의 감정과 사건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러한 흐름은 관객이 영화 속 ‘인물의 감정선’에 더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또한, 대사량이 줄고 ‘공백의 의미’가 커졌습니다. 이른바 ‘쇼, 돈 텔(Show, Don’t Tell)’ 기법을 강화하여, 인물의 감정과 메시지를 행동, 눈빛, 음악으로 전달하려는 시도가 뚜렷합니다. 음악 또한 클래식 오케스트라 중심에서 벗어나, 저음 베이스와 앰비언스 사운드 중심으로 구성되어 보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몰입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의 변화는 단순한 취향이나 스타일의 전환이 아닌, 마블이 앞으로의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가져가고자 하는지를 보여주는 전략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최신작 ‘브레이브 뉴 월드’는 캐릭터 중심의 서사, 리얼리즘 기반의 촬영, 감정 표현 중심의 스토리 전개 등 다방면에서 기존 마블 영화의 공식을 깨뜨리고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작품 하나의 변화가 아니라, 마블 스튜디오 전체의 전략적 전환점을 시사합니다. 마블 팬이라면 이 작품을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기보다는,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흐름을 함께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