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히트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시즌3로 돌아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 평점 50점대, 반복되는 전개와 평면적 캐릭터로 인해 많은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본 글에서는 드라마 평론가의 시점에서 ‘오징어 게임3’의 연출력, 이야기 구성, 그리고 작가의 의도를 중심으로 세부적으로 분석해본다.
연출력 약화와 시청 몰입 저하
‘오징어 게임3’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연출력의 약화이다. 시즌1에서 연출의 강점은 감각적인 영상미와 게임 장면의 긴박한 템포였다. 그러나 시즌3에서는 이러한 긴장감 있는 구성보다는 이전에 사용했던 기법을 반복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 게임 장면에서의 전개 방식이 더 이상 새로운 자극을 주지 못하고, 시청자는 이미 예측 가능한 흐름에 익숙해져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다.
감독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그러한 시도는 신선함보다는 피로감을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새로운 캐릭터와 설정을 기대했던 팬들은 비슷한 조명, 구도, 촬영 기법에 대해 실망을 표현하고 있다. 연출 면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반복’이다. 인물 간 갈등을 클로즈업 위주로 표현하고, 게임 장면에서는 슬로우모션이나 음악의 클라이맥스를 사용하는 등 이미 시즌1에서 사용되었던 방식을 그대로 재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한 감정의 표현 역시 과장된 설정과 인위적인 대사로 인해 현실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시즌1에서 보였던 긴장감은 인물들이 실제 상황에 처한 듯한 감정 전달에서 비롯되었지만, 시즌3는 그러한 요소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결과적으로 연출 측면에서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신선함과 몰입감을 주지 못한 점이 큰 약점으로 남았다.
이야기 구조의 반복성과 피로감
드라마의 핵심은 탄탄한 이야기 구조에 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3’는 스토리텔링 면에서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1에서의 충격적 전개와 치밀한 구성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고, 기존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오히려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게임의 룰, 등장인물 간의 갈등, 긴장감 조성 방식 등이 모두 유사한 패턴으로 반복된다.
예를 들어, 시즌3에서도 여전히 특정 계층의 인물들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는 설정이 유지되며, 각 게임의 구성도 시즌1과 2의 유사한 게임 구조를 변형한 수준에 그친다. 이는 서사의 신선함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시청자에게 "이 장면은 이미 본 적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게다가 이야기의 중심축을 담당해야 할 인물 간의 감정선과 갈등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전개에 긴장감을 부여하지 못한다. 하나의 캐릭터가 극을 이끄는 방식이 아닌, 집단 전체가 비슷한 패턴 속에서 반복적으로 게임을 수행하는 장면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서바이벌 드라마’ 장르에서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
드라마 평론가들의 시선에서도 이야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은 가장 뼈아픈 지적 중 하나다. 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대에 있어 반복된 구성이 주는 피로감은 상당히 치명적이며, 이는 시청률과 화제성 저하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결국 ‘오징어 게임3’는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실험 부족과 창의력 부재로 인해 혹평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작가 의도의 모호성과 캐릭터 문제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한 생존 게임을 넘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 있었다. 하지만 시즌3에서는 이러한 주제 의식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많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캐릭터들의 설정은 오히려 메시지를 흐리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평면적이며, 그들의 감정 변화나 성장 서사가 충분히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특히 주요 인물들의 배경이나 내면의 동기가 잘 드러나지 않다 보니, 시청자들은 그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되기 어렵게 된다. 이는 시리즈 전체의 정체성과도 맞물리는 문제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게임 쇼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지만, 시즌3에서는 이러한 의도가 드러나기보다는 게임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새로운 캐릭터들이 기존 인물들과 유사한 역할을 반복하거나 클리셰적인 설정으로만 채워져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이는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풍부함을 떨어뜨리고, 캐릭터의 서사적 가치마저 저하시킨다. 작가는 아마도 이전 시즌의 팬 서비스적 요소를 의식해 일부 장면이나 대사를 의도했을 수 있지만, 이는 전체 흐름을 망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작가의 의도가 드라마 속에 일관되게 반영되지 못하면서, 시청자는 메시지 전달과 감정 이입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혼란을 겪게 된다. 이러한 비판은 단순히 팬들의 실망을 넘어, 콘텐츠 제작 방식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시즌3가 남긴 과제와 제작진의 책임
‘오징어 게임3’는 전 세계적 성공 이후 기대를 모았지만, 연출력의 반복, 이야기 구조의 한계, 캐릭터의 문제 등으로 인해 혹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콘텐츠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청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다음 시즌이 제작된다면, 현재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수용하고, 새롭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